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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식당’으로 일구는 지역돌봄 통합 모델
광진 사회적경제특구추진단의 ‘열린밥상’
기사입력 : 2016.10.28 22:09  |  최종수정 : 2016.12.16 17:21
[출처 : 세모편지]

 

서울시 사회적경제 특구사업

‘식당’으로 일구는 지역돌봄 통합 모델

광진 사회적경제특구추진단의 ‘열린밥상’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접시에 가득 담긴 음식들은 종류도 많았지만 하나같이 입맛에 딱 맞았습니다. 건강해진다는 느낌이 절로 드는, 기분 좋은 한 끼 식사였습니다. 6천 원이라는 가격도 놀랍지만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는 4천 원에 제공하고 있다니 더더욱…. 점심시간이 되기 무섭게 식당이 사람들로 가득한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5호선 아차산역 부근에 위치한 ‘열린밥상’ 식당은 10월 6일 문을 열었습니다. 실평수 40평, 70석을 갖추고 오픈한 지 2주 정도 지났을 뿐인데, 식당은 빠르게 맛집 명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전인적 돌봄 거점…사회적기업 복지유니온이 운영

 

열린밥상 식당은 그저 식사만 하는 곳이 아닙니다. 광진구 사회적경제특구추진단이 중심이 되어 지역의 사회적경제 기업들과 함께 지역 돌봄서비스 통합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교두보이자 협동사회경제 클러스터사업의 거점입니다.

 

사회적경제특구는 서울시가 지역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구축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확산 가능한 성공사례를 만들기 위해 특정 지역을 지정하여 집중 육성하는 사업입니다. 광진구에서는 지역 내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협력으로 돌봄 서비스 통합 모델을 개발해 안정적인 지역 돌봄 모델을 만들기로 하고, 우선 ‘영양돌봄’을 위한 식당을 열었습니다. 서울시가 시설, 인테리어비용을 지원했고, 복지시설의 영양관리 및 급식 사업을 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복지유니온’이 보증금, 초기운영비를 투자해 결실을 맺었습니다. 장성오 복지유니온 대표가 열린밥상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사회적기업 (주)복지유니온 장성오 대표

“사회적경제특구추진단은 광진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를 주축으로 구성되었는데, 도우누리, 복지유니온, 인스케어코어, 국악아동협회 등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지역 돌봄사업을 함께 해보자고 뜻을 모았습니다. 수발돌봄(도우누리), 영양돌봄(복지유니온), 위생돌봄(인스케어코어), 정서돌봄(국악아동협회) 결합해 전인적 돌봄 사업을 해보자는 것이었죠.”

 

식사를 매개로 돌봄 지역공동체 만들기

 

이를 위해 추진단은 광진구 지역의 욕구를 면밀하게 조사하고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독거노인, 1인 가구, 노인부부 가구 등 식생활 취약집단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 식사문제였습니다. 이에 건강식을 제공하고 지역돌봄 사업을 추진하는 복합공간으로서 ‘열린밥상’ 식당을 만든 것이죠.

 

“이곳은 복지 사각지대 어르신에게 건강식을 저렴하게 제공하면서 돌봄 서비스를 알려주고, 연결해주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사회적 비용이 더 지출되기 전에 개입하는 돌봄 전략인 셈입니다. 또한 식사를 매개로 지역공동체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걸 확인시켜줄 것입니다.”

 


 

장성오 대표는 사회복지사로서 9년 간 노인종합사회복지관, 노인요양원, 장애인주간보호센터 등에서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속에서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식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했습니다. 장애인주간보호센터장으로 일할 때는 인력이 부족해 직접 장을 보고 밥을 하기도 했습니다. 식사를 챙기는 일은 고되기도 했지만 영양사가 아닌지라 골고루 영양을 챙기는지 늘 의문스러웠습니다.

 

그러던 중 일본 노인요양시설을 견학했는데 영양사가 몇몇 시설의 영양관리를 하는 것을 보고, 이걸 해보자며 사회적기업가로 변신했습니다. 복지유니온은 2012년 6월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고, 사회복지시설 영양관리 및 급식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효반’이라는 브랜드로 요양식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복지 사각지대 노인, 결식아동 위한 솔루션으로 관심

 


 

열린밥상은 초기부터 관련 기관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서울복지재단, 한국사회투자재단 등에서 이 식당을 사회적 프로젝트로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합니다. 사회적기업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미래에셋에서도 좋은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2017년 7월부터 서울시가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을 전면 실시하는데, 1인 노인 가구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어르신에게 연결해줄 솔루션이 마땅치 않은 게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열린밥상은 ‘신선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소셜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자치구별로 몇 개의 열린밥상 식당을 만드는 것이죠.”

 


 

열린밥상은 현재 점심식사만 제공하고 있지만 조만간 저녁식사도 실시할 예정입니다. 저녁은 결식아동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급식 바우처 카드로 결식아동들이 이곳에서 맘편히 따뜻하고 건강한 ‘집 밥’을 먹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죠.

 

또한 오픈준비로 홍보 여력이 없었지만 지역사회에 식당을 널리 알릴 계획입니다. 어르신 대상 열린밥상 회원카드 가입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고 오픈 2주 만에 가입자수가 100명을 넘었습니다. 장 대표는 빠른 시간 안에 2천 명을 거뜬히 넘길 수 있을 거라 자신합니다.

 


 

한 차례 손님들이 빠져나가자 금세 자리는 또 채워집니다. 어르신뿐 아니라 젊은 직장인들도 길게 줄을 서서 음식을 접시에 담습니다. 세대가 어우러져 식사하는 풍경이 살갑습니다.

열린밥상은 영양돌봄을 기반으로 수발, 위생, 정서 돌봄이 통합된 돌봄 체계가 만들어지리라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모두가 행복한 한 끼’ 식사의 힘입니다.

 

글. 손인수(벼리커뮤니케이션 책임에디터)

사진. 이우기(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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